중국엔 5월에도 발렌타인데이가??

5월엔 특별한 날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가장 특별한 날인 어린이날을 지나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지나니 이젠 연인의 날이 다가왔네요...

 

2월, 3월도 아니고 5월에 연인의날이라니? 좀 생소하시죠?

저도 2018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시아 중국계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죠.

 

2018년의 어느 날 여자친구한테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저한테 서운하다고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오늘이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여서 자기 친구들은 선물도 많이 받고 했는데, 제가 아무것도 안 해줬다는 거였습니다...

원체 특별한날을 챙기지 않기도 했지만, 중국의 기념일을 제가 어떻게 알고 챙겨줄까요 ㅠㅠ

암튼 그날로 저의 캘린더에는 5월 20일이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5월 20일이 밸런타인데이?

중국에서는 대체 왜 5월 20일에 밸런타인데이를 챙기는 걸까요?

 

이는 520의 발음에서 기인하였는데요,

520의 중국어 발음을 보면 우얼링

5 - wu 
2 - er 
0 - ling 

이 되는데, 이 발음이 마치 워아이니(我爱你, wo ai ni)와 유사하지요.

즉, 우얼링 = 워아이니 = 나는 너를 사랑한다가 됩니다.

 

보통 이 날은 부부를 위한 기념일이자, 연인들의 꽃다발을 선물하는 날이고, 프러포즈하지 좋은 날이라고 합니다.

 

근데 또 웃긴점은 그 다음날인521도 발음이 비슷해서 발렌타인을 이틀동안 챙긴다고 하네요...

5 - wu 
2 - er 
1 - yao

우얼야오를 빠르게 발음하면 = 워야오(我要, wo yao) = 나도 좋다 

즉, 5월 20일의 고백에 대한 응답이라고 보는게 좋겠네요.

 

그래서 저는...?

사실 몇 년 동안 캘린더에 적어놓기만 하고 따로 챙기진 않았었는데 이번년도에는 뭐라도 해야할거 같은거 있죠?

그래서 고민하다가 현금박치기로 결정했습니다 ㅎㅎ

꽃다발을 선물할수도 있고 뭐 선물을 줄수도 있겠지만 말레이시아에 있는 여친에게 뭐를 주기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아직 Maybank의 통장이 살아있기 때문에 20일 밤에 송금앱을 이용해서 송금한 뒤, 21일낮에 받아서 바로 여자친구에게 선물했습니다 ㅎㅎ

527링깃이 약 14.5만원 정도인데 거기에 송금 수수료 5천원 더해서 총 15만원에 말이죠...

피같은 돈 5,000원이 이렇게 날라갔습니다 ㅠㅠㅠ

 

암튼 제가 기념일을 챙겨준게 많이 없었어서 그랬는지 어제 여자친구가 많이 감동을 하더라고요,,,

자신의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거 보면서 많이 부러워 했었는데 이제 남부럽지 않다고 말이죠!!

 

자매품 1314

근데 그 뒤에 한 마디가 또 뼈를 빼렸습니다...

"친구들은 520 + 1314 링깃을 받았다"라고...

 

응? 그게 무슨말이야?

1314는 또 뭔데?

1 - yi

3 - san

1 - yi

4 - si

yi san yi si = yi sheng yi shi(一生一世) = 평생토록

 

즉, 1314랑 520을 함께 보냄으로써 '평생토록' '좋아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겁니다.

다음번엔 이걸 기대한다는..? 속마음이 표현된거겠죠? ㅎㅎ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