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실력
저번 글에서 필리핀에서 3개월간 어학연수를 했다고 말했는데요, 어디서 어떻게 어학연수를 했는지 말하기 전에 제 영어실력이 어땠는지부터 말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큰 척도는 수능 4~5등급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딱 들리는것만 듣고 읽고싶은것만 읽어 시험지에서 가장 괜찮아보이는 답을 찍는 수준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단어장은 한 5개정도 이상은 봤던 것 같고, 3번이상 본 단어장은 한 3개정도로 기억됩니다. 영어학원은 꾸준히 1개정도는 다녔습니다. 중학생 때 과외 1번, 고등학교 때 과외 1번, 동네 영어학원 1번, 인강 정도로 공부했었습니다. 제가 학원다니는걸 싫어하고, 공부하기 싫어서 학원가기 싫다고 그렇게 떼를 쓴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배운다는것에 열정이 있었는지, 예의를 차린다는 의미에서였는지 수업시간엔 수업을 잘 들었습니다. 배웠던 것들을 복습하지 않아서 성적이 나쁘게 나왔지, 공부아주 못하진 않았습니다.
2. 장소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곳은 많이 있지요. 한국에서도 가능하고, 필리핀, 말레이시아, 아니면 유럽이나 미국쪽으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어학연수를 했었던 필리핀의 수빅이라는 지역을 추천합니다. 마닐라에서는 약3시간정도, 클락에서는 1시간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총기소지가 금지되어 필리핀에서 안전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지역입니다. 밤에 혼자 다니더라도 가능한 곳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외국에선 밤에 혼자다니는건 진짜 위험한 행위입니다.) 수빅이라는 지역이 안전하기에 한인분들도 꽤 있으셔서 한인교회와 한인 마트도 있습니다.
요즘엔 말레이시아로도 어학연수를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딱히 반대하는건 아니지만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굳이 어학연수도 거기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이유로는, 인생을 살면서 경험이 중요하듯이 영어도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악센트를 접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 이유로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영어 발음이나 습관 때문입니다. 영어를 할 때 발음이나 악센트가 1순위는 아닙니다만, 아직 영어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말레이시아의 좀 강한 악센트에 익숙해지고, 'lah~ meh~' 같은 습관이 들게되면 그 버릇을 고치기 어렵게 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영어가 잘못되었다는걸 말하는게 아니라는걸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기간
저는 필리핀에서 3개월간 어학연수를 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말레이시아로의 유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겨울방학을 그냥 소비하기 싫어 어학연수를 한 것이지요. 처음에는 외국인과 Hello밖에 못 하는 정도였는데, 3개월이 끝나는 그 시점에서는 토론을 제 생각대로 바로 바로 말할 수 있게 되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는 3~6개월 정도를 추천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렇고요. 3개월보다 짧으면 영어의 맛을 알기 전에 끝나기에 너무 짧을 수 있고, 6개월보다 길면 영어가 빠르게 늘지 않기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계단이 있다고 생각을 해 봅시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기 쉬웠는데, 가면 갈수록 힘들어지고 느리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 3~6개월간은 빠르게 실력이 늘어 오를수록 흥미롭고, 더 오르고 싶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동안 배워왔던 단어들, 문장 구조들이 하나로 합쳐져 자신의 실력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이후가 되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만큼 새롭게 쌓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어려워 지칠 수도 있고, 결국엔 실력이 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4. 가격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 (미국, 캐나다, 호주)들보다는 훨씬 싼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키스톤 어학원’에 다닐 때에는 한달에 100만원 이내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좋았던 점은 수업료와 기숙사비, 식사비가 함께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겠지요. 제가 어학원을 끝낸 지 3년이란 시간이 지났기에, 자세한 가격은 키스톤어학원을 검색하셔서 알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생활비로 저는 약 30만원정도 썼던 것 같습니다. 아마 술을 안 마셨기 때문일 것 같은데, 술을 많이 마시고자 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겠지요. 필리핀의 산미구엘이나, 레드호스 같은 맥주 브랜드들이 맛있다고 하네요.
5. 배울 수 있었던 것들
교제를 따라서 읽고, 쓰고, 어떤 토픽에 대해서 말하고, 등등 한국에서의 수업과 비슷한데, 다른점이라면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찌되든 영어를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이지요. 이처럼 어학원에서 가르쳐 주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단시간내에 빠르게 영어가 늘고싶고, 영어 공부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좀 더 다른 수업을 요청해도 됩니다.
쓰기 시간에 자신이 전날에 적은 일기장을 보여준다거나, 에세이를 써서 내는 것이 한 방법일테고, 말하기 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합쳐서 토론을 벌이는 것도 영어가 늘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일 겁니다.
6. 느낀점
어학원에 와서 처음 느낀점은 ‘공부하러 왔으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공부할 것’ 입니다. 외국인과 직접 이야기를 하다보면, 지금까지 자신이 배워왔던 것들이 한 순간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 아래에는 기초공사가 있는 것처럼, 자신이 배워왔던 것에도 기초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기초는 배신을 하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면 외웠던 단어들이나 영어의 구조들이지요. 하지만 잘못 배워왔던 것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B와V, P와F, S와SH, T와TH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발음이 실제로는 다르다는 것을 알 때, 이 점을 수용하고 고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키스톤어학원을 떠난 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빅도 바뀌었을테고, 어학원도 바뀌었을 테지요. 그렇기에 섣불리 추천을 해 드리기 보다는 어학연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필리핀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말레이시아 어학연수가 별로라는 게 아니라, 둘 다 장점과 단점이 있을 테니 잘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시길 원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혹시 질문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meritjourney@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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